본문 바로가기

대화-/영화-

[악마를 보았다] 그 악마는 우리 안에, 내 안에 있다. (스포 주의)




악마를 보았다 (2010)

I Saw the Devil 
6.5
감독
김지운
출연
이병헌, 최민식, 전국환, 천호진, 오산하
정보
스릴러 | 한국 | 144 분 | 2010-08-12
다운로드






<악마를 보았다>의 여파 때문인지 다음 날 꿈자리가 사나웠다. 

아..... 최민식 아저씨 때문이야..... (웃음)

꿈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최민식 아저씨가 날 쳐다본 건 기억이 날 정도다. 

세간의 평가대로 영화는 잔인했다. 

사실적이고 노골적인 묘사 때문이기도 했지만, 남 얘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잔인했다. 

<쏘우>가 훨씬 잔인함에도 <이웃사람>이 더 무서웠던 건 '내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포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처럼 주인공이 괜히 허튼 짓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등장해서 벌어진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첫 장면에서 만약 이병현의 약혼녀가 그 '허튼 짓'을 하다 당했으면 영화를 바로 껐을 거다. 

눈 내리는 추운 겨울밤, 차 안에 젊은 여성이 혼자 있다. 

인적이 끊긴 으슥한 길가, 타이가 펑크나서 꼼짝 못하는 상황이다. 

노란색 학원 봉고차에서 한 중년 남성이 내리더니 웃으며 도와주겠다고 한다. 

현실이라면 그 아저씨에게 문 열어줄 여자는 없다. 

다행히 약혼녀도 그 아저씨를 돌려보냈다... 고 생각했는데, 쾅쾅쾅!!!

유리창을 깨고 약혼녀를 '작업실'로 데려가버린다. 

이미 첫 장면에서부터 격하게 몰입되기 시작됐다. 







영화는 약혼녀를 토막내 살인한 연쇄살인범에 대한 복수로 시작해 복수로 끝이 난다. 

이병헌이 국정원 요원이기 때문에 이병헌만이 가능한 복수의 과정이었지만 무리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누구라도 그런 끔찍한 일을 겪게 되면 기꺼이 악마가 될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나의 부모님 혹은 나의 애인을 별 이유없이 몇 대 때렸다고 상상해보라. 

그 정도의 일에도 피가 거꾸로 솟을 거다. 

하물며 강간하고 토막까지 내서 죽이다니.

제정신을 차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참고, 참고, 또 참으면서 우리나라 법의 심판에 의지할 사람이 있을까. 

최민식이 '마지막 일'을 치르고 자수하겠다는 말만 봐도 알 수 있다. 

설사 악마가 되는 일은 없더라도 자기 안의 악마를 보게 되는 일은 생길 것이다. 

이런 끔찍한 일이 영화에나 나올법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 무서운 것이다. 

실제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더 무서운 것이다. 







손, 발, 머리.

순서 맞지?

니들이 한대로 똑같이 할거야.

더하진 않을테니까 걱정하지마.

이 미친 개싸이고 새끼들아.


난 니가 가장 고통스러울 때 죽일거야.




팔을 부러뜨린 후, 치료비를 놓고 가는 행동, 아킬레스건을 끊어버린 후, 치료받게 하는 행동.

악마를 상대하기 위해 자신이 악마가 되버린 이병헌의 행동이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사이코패스 입에서 "개싸이코 쉐끼"가 나올 정도로 변한 이병헌이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악마를 상대하기 위해서 꼭 악마가 돼야 하는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은 이미 다른 차원에 살고 있다. 

악마를 만나 복수하기 위해서는 나도 악마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한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악마가 될 수 있는지를 또 되어야만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영화, 보기 불편한 영화다. 

단순히 잔인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래서 더 불편한 영화다. 

사이코패스 연쇄살인을 뉴스로만 접했을 때와는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더 불편한 영화다. 




끝으로 정말 최민식 아저씨 사이코패스 연기는 진짜 와 어떻게 말이 안 나오네요.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거에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