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럴 만한 배우, 정우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서 '쓰레기 앓이'가 화제다.
극중 '쓰레기'로 나오는 배우 정우의 이야기다.
적어도 나에겐 갑자기 '핫' 하게 떠오른 배우가 아니다.
<바람>에서의 정우를 떠올려 보면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다.
[2] 정우의 이야기, <바람>
출처 : http://2url.kr/ZNm
<바람>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사실을 모르고 보다가 마지막에 위의 사진을 보고 놀랐다.
'설마 이거 정우 실제 이야기라고?!'
<바람>은 정우의 고등학생 시절을 담고있다.
고등학교 3년간의 일을 30일의 촬영으로 담아낸 영화다.
극중 등장하는 친구들의 이름도 실제 그 당시 친구들의 이름이다.
목욕탕이나 싸우는 장면도 마찬가지로 실제 장소이다.
(단 커피숍은 아니라고 한다)
심지어 출연 배우들도 모두 실제 부산 학생들을 캐스팅한 것으로,
주연인 정우를 제외하고는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들이었다.
(이건 참 믿겨지지 않는 부분이다)
<바람>에서 주목할 만 한 점은 음향이다.
'우리나라 영화에 당연히 우리나라 음악이 들어가야 한다'는 감독의 철학에 따라 국악이 사용됐다.
처음에는 너무 낯설어서 독립영화를 보는 느낌이었고,
나중에는 이렇게 잘 맞아떨어질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영화와 조화로웠다.
아니, 오히려 음향이 영화를 더 살렸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분명 <바람>을 보는 매력 중 하나다.
생의 가장 찬란한 시절
다시 돌아간다면...
남자가 되고 싶은 어설픈 열여덟 고등학생 '짱구'
자기보다 약한 친구를 괴롭히고, 좀 더 쎄 보이기 위해 불법써클에 가입하는 사춘기 소년
짱구를 통해 소년에서 남자로 변해가는 사춘기 소년들의 성장통을 진솔하게 얘기한다
다시 돌아간다면
소년 남자 그리고 아빠
[3] 평범한 소년, 평범하지 않은 영화
누군가는 오해할 수도 있다.
그저 그런 드라마 아니냐고.
뻔한 내용 아니냐고.
아니면 '조악한 코믹 + 억지 감동'과 같은 진부한 구성 아니냐고.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진짜' 웃엇고, '진짜' 울었다고.
물론 '남고' 이야기라서 여자들은 감정이입이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일단 보다보면 분명 정우의 매력에 포섭될 것이다.
[4] 매력파(?) 배우, 정우
요즘은 잘생긴 배우들이 넘쳐나는데, 정작 매력있는 배우는 점점 찾기 힘든 것 같다.
정우는 바로 그 보기드문 매력적인 배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연기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직접 확인하시길.
아마도 <바람>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정우에게서 '인간미'를 느꼈을 거다.
인간적이다, 따듯하다, 친근하다, 정겹다, 편안하다, 꾸밈없다, 뭐 이런 감정들.
나만 그런가?
아니, 내 눈이 맞을 거다.
지금 <응사>에서 뜨고 있지 않나. (웃음)
출처 : http://2url.kr/ZNk
또 하나의 큰 매력은 '나는 진지한데 남은 웃기는' 그런 것이다.
짱구의 찌질한 속내와 진지한 독백이 어우러지면서 자연스럽게 웃게 된다.
무서웠다.
겁이 났다.
특히 황정음 앞에서 열받아서 터프한 척 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웃음)
웃기려는 의도가 없는데도 관객을 피식거리게 만들고,
웃긴 상황이 아님에도 관객에게 유쾌함을 주는 힘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맥락이다.
마치 <멋진 하루>에서의 하정우처럼.
분명 얄밉고, 답답하고, 짜증스런 캐릭터인데, 밉지가 않은.
오히려 전도연이 마음을 조금씩 여는 게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바람>에서의 정우도 그렇다.
<바람>에서는 한 번도 직접적으로 관객을 웃기려는 설정이 등장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럼에도 코믹영화 못지 않은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이런 매력과 함께 정우의 정서에 자연스럽게 이입되어 즐길 수 있는 영화다.
편하게 앉아 정겨운 경치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지점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영화다.
[5] 아들에서 소년, 소년에서 남자, 남자에서 다시 아들로.....
<바람>은 시대와 공간은 달라도 모든 남자들이 한 번씩 겪는 로망을 다루고 있다.
아주 간단히 말해, 상남자에 대한 로망이다.
강한고, 거칠고, 세고, 힘있고, 권위있고, 무리를 거느리고, 지르고,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모습.
어린 시절, 남자가 되고팠던 남자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양아치가 되고팠던 철없던 남자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겉은 잔뜩 힘주고 있지만 속은 한없이 유약했던 남자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영화에서도 이런 허당기 다분한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
온갖 쌍욕과 막말이 화끈하게 난무하지만, 험학한 폭력 씬은 안 나왔던 것 같다.
주먹질이 나오긴 하지만 주먹질로 안 느껴지는 씬은 있지만.
패싸움 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어깨에 힘 빡 주고 우르르 몰려가서는 결국 "끄지라." 한 마디로 상황은 정리된다. (웃음)
그렇게 소년에서 '남자'가 되고 싶었던 짱구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반에서 노는 부류에 속하고, 불법써클에도 가입하고, 어느덧 동생들을 거느리는 형님까지 됐으니.
그런데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었고, 이제 짱구는 남자에서 다시 '아들'이 되고 싶었다.
출처 ; http://2url.kr/ZNm
하지만 이는 사실상 실패했다.
그저 말썽을 부리지 않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사랑스런 아들이었던 시절, '짱구 박사'였던 시절, 그 때의 마음으로 다짐한다.
내 꼭 괜찮은 어른이 될게요.
'대화-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킷리스트] 죽음을 인생으로 치환해주는 버킷리스트 (0) | 2013.11.29 |
---|---|
[대추리에 살다] 대추리에 살았었다. (0) | 2013.11.24 |
[파이터 The Fighter] '파이터'를 극복한 '파이터'의 이야기 (스포 주의) (0) | 2013.11.15 |
[악마를 보았다] 그 악마는 우리 안에, 내 안에 있다. (스포 주의) (0) | 2013.11.05 |
[사생결단] 내도 사람답게 살고싶그든! (스포 주의) (2) | 2013.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