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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영화-

[목숨] 편하게 갈 것인가, 하루라도 더 살 것인가.




목숨 (2014)

The Hospice 
9.6
감독
이창재
출연
김정자, 신창열, 박수명, 박진우, 정민영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95 분 | 2014-12-04



1.


시사회에 다녀왔다.

호스피스에서의 모습을 담은 다큐이다.




2.


호스피스는 주로 회복 가능성이 없는 말기암 환자가 머문다.

호스피스는 최대한 인간다운 모습을 유지하며 임종을 맞도록 돕는다

호스피스는 치료 보다는 환자의 통증완화를 목적으로 의료행위가 이뤄진다.

호스피스는 환자와 환자가족 모두 죽음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곳이다.

나는 잘 몰랐다.







3.


삶의 모습이 다양한 만큼이나 죽음의 모습도 다양함을 다시 깨달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또 다시 시작되는 고통 때문에 살아있음이 좌절스럽고,

육체적 고통이 정신적 고통으로, 정신적 고통이 다시 육체적 고통으로 악순환되고,

나의 목숨만 생각하다가 가족의 목숨을 걱정하고,

짧은 여행에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자장면 한 그릇에 행복해 하고,

눈길을 걷고 싶고,

외롭고,

짜증나고,

미안하고,

진정으로 사랑하고,

후회하고,

깨닫고,

두렵고...




4.


죽음의 문턱 직전까지 선택을 해야 하다니...

게다가 죽는 순간까지 책임은 내 몫이라니...


편하게 갈 것인가, 하루라도 더 살 것인가.

받아들일 것인가, 도전할 것인가.

호스피스에서 통증을 줄이고 차분히 죽음을 준비하고 받아들일 것인지

일반병원에서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견디며 연명 혹은 완치의 끈을 놓치 않을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환자 당사자는 하루라도 더 빨리 죽었으면 하는 심정인데

지켜보는 사람은 하루라도 더 살아있길 바란다면...







5.


호스피스에서 촬영하는 동안 극적으로 유연하며 죽는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오늘 아침까지 멀쩡히 식사한 사람이 당장 오늘 밤에 죽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호스피스에서는 미리미리 환자들이 죽음을 마주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6.


사람들은 처음에는 돈을 벌려고 하고

그 다음에는 안정을 찾고

그 다음에는 편안함을 찾고...


일종의 수순이다.

별탈없이 산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하지만 나 혹은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도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면...







7.


얼마나 높이 올라가든,

얼마나 멀리 나아가든,

얼마나 위대하게 살든,

그 최종 목적지는 바로 죽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