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이목구비를 중력에 맡긴다.
졸린듯 눈을 뜬다.
시선은 편하게 아래로 향하게 한다.
고개는 시선과 비슷한 각도로 적당히 떨군다.
어깨는 바람빠지듯 긴장을 풀어서 축 쳐지게 한다.
손가락끼리 안 붙어있을 정도로 편하게 놔둔다.
배와 허리에 긴장을 풀어 상체를 좀 더 가라앉힌다.
상체가 동그랗게 말려있는 기분이 들도록 한다.
이제 걸어 보자.
호홉을 가다듬는다.
최대한 호흡수를 줄인다.
한 번의 호흡을 최대한 길게 한다.
오래 들이쉬고, 오래 내뱉는다.
잠시... 잠시...
일어나자.
보폭을 평소보다 대폭 줄인다.
천.천.히. 걷는다.
사람들이 앞을 지나쳐 가게 한다.
발을 바닥과 가깝게 유지한다.
발이 바닥과 살며시 스치는 소리는 들어본다.
팔은 거의 흔들림 없도록 유지한다.
저 아이는 미소 짓고 있는가.
그대로 집으로 돌아온다.
바로 침대 앞에 선다.
침대에 몸을 맡긴다.
몸이 흐트러지는 대로 놔둔다.
움직이지 않는다.
스스로가 불쌍해서 눈물 흘려본 적 있는가.
없다면 지금이 그때다.
아니 이렇게.
'독백-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말 약하다 (0) | 2009.12.28 |
---|---|
새출발 (0) | 2009.11.30 |
IF (0) | 2009.11.16 |
in the dark (0) | 2009.11.16 |
잡초에 대한 또 다른 시선 (0) | 2009.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