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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책-

『퍼펙트 세일즈』 리뷰

 

『퍼펙트 세일즈』는 저자가 한국마이크로소프트라는 한 직장에서 인턴부터 시작해 부장까지 지내며 겪은 영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영업의 달인이 되자! 영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 추천 BEST 3(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9861752&memberNo=40972654&vType=VERTICAL)" 포스트에서 보고 기대하며 읽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완성도는 낮은 책으로 출판 자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우선 5개의 chapter(대제목)와 그 안에 총 40개의 lesson(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chapter와 lesson 간의 연관성이 떨어지거나 어울리지 않았다. 사실상 40개의 lesson을 나열한 것과 다를 게 없다. 또한, 그 40개의 lesson이 서로 중복되는 부분도 나오는데, 이는 굳이 40개를 딱 맞추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읽는 내내, 한 가지 약간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저자는 B2B 영업을 경험한 것 같은데, 정작 내용은 B2C 영업 노하우로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보험판매왕이나 자동차 판매왕 같은 대면 영업에 성공한 사람이 쓸 법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냥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선배의 경험담을 들어보는 정도의 의미를 두면 될 것 같다.

 

 

 


 

 

 

prologue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 5p

이 말은 모든 직장생활에 해당할 것이다. 그리고 직장에서 이 말이 가장 어울리는 직무는 영업이라고 생각한다.

 

 

 

CHAPTER 1

왜 퍼펙트 세일즈인가?

 

내가 세일즈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내가 하는 세일즈가 고객이나 협력업체를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둘째, 내가 하는 세일즈가 향후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도움이 되고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셋째, 무엇보다도 세일즈 자체가 어렵긴 해도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잊을 수 없고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 16p

만약 저자가 취준생이라면 영업 직무 지원동기를 이렇게 썼겠구나 생각하며 읽은 부분이다. 영업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참 자기 암시가 좋은 것 같다.

 

양측 모두를 배려하려는 나의 의도가 오히려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어서 미팅은 엉망으로 끝이 나버렸다. - 22p

나는 '누구에게나 좋은 일'을 하는 것이 늘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누구에게나 좋은 일을 하려다가 오히려 가장 중요한 고객에 대한 배려를 게을리하게 된 것이다. - 23p

나도 영업을 하면서 애로사항을 겪었던 부분이다. 둥글둥글한 성격이 양날의 검일 수도 있는 것이다. 관계에 있어 윤활유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서로를 혼란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고객은 언제나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내일이라도, 아니 오늘 당장이라도, 내가 조금이라도 소홀하게 대하거나 서운함을 느끼게 하면 지체 없이 떠난다. - 25p

내가 경험했던 홈쇼핑 영업은 철저하게 효율과 이익으로 움직였다. 혹시 담당자 간에 서로 마음에 안 들거나 갈등이 있어도 제품이 잘 팔린다면, 담당자가 실력이 좋다면, 그 담당자의 회사가 필요하다면 관계는 유지된다. 회사끼리 갑자기 거래를 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이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감정적인 관계가 좋으면 일적으로 수월한 것도 사실이다. 나의 장점 중 하나는 실적이 좋을 때에도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성실한 태도를 가졌다는 점이다.

 

세일즈도 무작정 덤비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고객이 누구인지who,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what, 고객이 언제 필요로 하는지when를 파악하고 세일즈를 하자. - 35p

이론과 실제의 괴리를 크게 느끼는 부분 중 하나이다. 고객이 누구인지 알아도, 무엇을 언제 필요로 하는지 알아도 그러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기는 쉽지 않다. 최소한의 이익은 남겨야 하고, 원가는 눌러야 하고, 윗선에 결재는 받아야 하고... 현업에서는 고객 중심은 차치치고 이러한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명한 세일즈맨 조 지라드에게는 세일즈 기회를 찾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고 한다. 그는 업무 시간 후 헬스클럽에 자주 들르는데 라커룸에서도, 사우나실에서도, 장소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누구인지 자랑스럽게 소개한다고 한다. 또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든 마사지하는 사람이든 마주칠 때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린 후 여러 장의 명함을 건넨다고 한다. - 44p

'세일즈 기회 놓치지 않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나는 현재의 고객뿐 아니라 과거의 고객, 그리고 나와의 관계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표를 만들었다. 현재의 세일즈 기회를 주별, 월별, 분기별, 반기별로 나누어 정리했고, 기억을 더듬어 지난 1년여간 놓쳤던 세일즈 기회 내용도 정리했다. 이 표는 사무실 책상에 붙여놓고 매일 들여다보며 지내고 있다. - 44~45p

조 지라드 같은 판매왕을 보면 자기 암시가 참 대단한 사람 같다. 저자처럼 세일즈 '기회'라는 추상적인 지표를 정량화해서 시각화하는 것은 실무에서 매우 본받을 만한 부분이다.

 

차별화라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시도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이다. 더 좋은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하는 것이다. - 51p

홈쇼핑 영업, 그중에서도 가구 같은 제조업에 기반한 홈쇼핑 영업은 이익구조가 매우 취약하여 타 분야에 비해 변화를 주는 것이 무척 어렵다. 변화 특히 차별화라는 것은 '원가 상승'과도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가 지적하듯이 꼭 더 좋은 것이라기보다 '다르다'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개발했다.

 

 

 

CHAPTER 2

퍼펙트 세일즈가 안 되는 이유

 

아무리 우수한 성능의 제품이나 서비스라 하더라도 세일즈맨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고객은 구매하지 않는다. 구매하더라도 다른 세일즈맨을 찾게 된다. - 69p

B2B 영업은 기업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실무자 간 신뢰가 거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내 업무 중 하나는 협력사 관리였는데, 간혹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기회를 협력사에 연결해 주는 일도 있었다. 예를 들어, 홈쇼핑에서 A라는 사은품을 사용하기로 했을 때, A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협력사를 구하는 일이었다. 내가 가장 먼저 연락하는 협력사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협력사였는데, 여기서 말하는 신뢰란 '일 처리'이다. 가격경쟁력이나 제품경쟁력 보다 '얼마나 책임감 있게 일을 하는지'가 더 중요한 순간이 있는 것이다.

 

오늘 경쟁사 고객을 윈백win back(경쟁사의 시스템을 자사의 제품군으로 바꿔 넣는 공격적인 마케팅 방법) 했다고 하더라도, 내일 다른 고객이 경쟁사로 갈 수 있는 것이 세일즈다. 한 번의 성공으로 우쭐할 필요도, 한 번의 실패로 기죽을 필요도 없다. 고객의 마음은 항상 변하고,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세일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성과를 내는 세일즈를 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 78p

열심히 하는 세일즈맨은 많다. 그렇지만 성과를 내는 세일즈맨은 많지 않다. 성과를 내는 세일즈를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호기심을 갖고, 실천하며, 디테일에 강한 세일즈맨이 되자. - 82p

영업을 하면서 정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하지만,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아니, 일희는 안 할 수 있는데 일비는 안 하기가 힘들다. 홈쇼핑 방송 실적이 저조하거나, MD에게 상품제안이 실패하거나, 매출 목표를 하지 못하거나 하는 경우, 압박이 심하기 때문이다. 내가 근무하던 회사는 전형적인 한국식 군대 문화를 가진 조직이어서 더욱 힘들었다.

 

나만의 세일즈 시스템을 만들어라. - 89p

한 번 만드는 것이 어렵고 각각의 세일즈맨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을 찾기가 힘들긴 하지만 한 번 만들어놓은 세일즈 시스템은 계속 운영된다. - 94p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이다. 국내기업들은 여전히 영업을 '적극성', '활발함', '도전정신' 같은 추상적인 잣대로 전통적인 시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영업도 분명히 시스템이 필요하다. 회사에 영업 시스템이 없다면 개인적으로라도 만들어 체계적으로 영업력을 길러야 한다.

 

결과에 책임지는 세일즈를 하라. - 95p

나는 결국 관련 자료를 전달하지 못했고 그 협력업체는 해당 계약을 수주하지 못했다. 이후에 나와 같은 업무를 하던 동료의 협력업체가 해당 건을 수주했는데,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니 확실하지 않았던 그 자료를 그는 전달했다고 했다.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본인이 책임을 지기로 하고 협력업체에 전달해 성공적인 수주를 이끌어낸 것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해당 자료는 전달해도 되는 자료였다. 그러한 결과에 나는 굉장히 미안했다. 결국 내가 책임을 지지 못한다고 해서 협력업체는 매출 기회를 놓친 것이었다. - 96p

저자는 책임질 각오를 하지 못해 수주를 놓친 것을 후회했는데, 난 오히려 저자가 옳았다고 생각했다. 만약 책임질 각오로 자료를 협력사에 넘겼는데, 걱정했던 대로 잘못된 자료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본인 회사 내부적으로는 사유서, 감봉 같은 불이익이나 징계를 받는 것으로 책임을 질 수도 있지만, 협력사에 발생한 피해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책임을 질 각오를 하더라도 내가 어디까지,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는지를 먼저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경쟁사 A는 가상화의 데이터베이스 사용 부분 기능이 훨씬 좋다고 들었는데, M사는 같은 부분에서 어떤 경쟁력이 있죠?"

"아..., 그건..., 내부 담당자에게 확인한 후 알려드리겠습니다." - 103p

영업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이 겪는 상황이다. 내가 모르는 내용이 나와 당황한 경험도 있었지만, 특히 내 선에서 결정할 수 없는 내용이 나오는 경우 바로바로 대응을 할 수 없어 난감했던 적이 많다.

 

 

 

CHAPTER 3

퍼펙트 세일즈를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

 

세일즈 프로들은 거절을 피하기보다 오히려 유도한다. 반면 세일즈 패배자들은 똑같은 거절을 몇 번씩 당하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나는 고객이 만족할 만한 완벽한 해법을 처음부터 제시하는 것보다 어떻게 고객의 문제와 관심을 충족시킬지에 관심을 둔다. 고객의 거절로부터 세일즈는 시작되며,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성공적인 퍼펙트 세일즈를 할 수 있다. - 112~113p

모든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영업에서도 거절과 실패 후에는 반드시 복기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일즈맨에게도 자존심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후회할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으로 세일즈하라. - 129p

자존심을 내세우다가 일을 그르쳐본 적은 없는데, 그렇다고 자존감을 갖고 영업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CHAPTER 4

퍼펙트 세일즈를 위한 8가지 전략

 

세일즈맨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먼저 상대방을 좋아해야 한다. - 183p

말을 잘하려면 말하기를 좋아해야 한다는 원리와 같다.

 

 

 

CHAPTER 5

퍼펙트 세일즈로 성공하라

 

물론 크게 봐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세일즈맨이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흔히 이야기하는 장사나 판매, 세일즈는 저마다 특성이 다르다. 판매는 제품을 파는 것이고, 장사는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다. 한편 세일즈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 또는 그런 행위나, 이익을 얻기 위해 비즈니스를 경영하는 일이다. - 204p

세일즈는 경력이 오래되었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다. 학력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잘하는 것도 아니다. 세일즈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정답을 갖고 있지 않다. - 205p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냉정하게 분석하고 긍정적인 부분을 찾는 것은 그때부터 나에게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 208p

하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하고 제대로 된 열정과 성의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 가능한 것이 세일즈이기도 하다. 세일즈맨은 항상 어려운 시기를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어야 한다. - 209p

영업 직무가 특히 연차와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 직무인 것 같다. 경력은 오래됐지만 전문성은 별로 없고, 업데이트되지 않은 경험을 기준으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몇몇 상사들을 보며 많이 답답했었다. 영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사실 그 점이 내가 영업을 시작한 첫 번째 동기였다.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생존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세일즈에서 가장 의미 있고 재미있는 수치 중 하나가 고객의 거절 횟수다. - 210p

거절은 세일즈맨에게 축복일 수 있다. 어떻게 세일즈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 215p

홈쇼핑 영업을 시작한 지 초반, 내 업무가 한 단계 발전했던 적이 있다. 전략회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MD가 계속 못 살게 굴었다. 나는 분명 선임에게 배운 대로 하고 있었는데, 자료를 수정해라,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 잘 준비해야 한다 등등 압박을 줬다. 그 당시 나는 내가 신입 초짜라서 기선제압하는 건가, 나를 무시하는 건가 생각했는데, 내 오해였다. 그 MD는 그동안 내 선임이 하던 일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쉽사리 얘기 꺼내지 못했고, 담당자가 바뀌고 나서야 본인이 원하는 바를 피력한 것이었다. 경력이 쌓인 뒤, 기존 방식은 MD 입장에서 불만족스러웠을 거라는 게 보였다. 그 일 덕에 나는 기존보다 훨씬 퀄리티 있는 자료를 만들었고, 업무적으로 확실하게 진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도 세일즈맨으로서 단점이 많은 편이다. 내성적인 면도 있고, 사람을 너무 잘 믿기도 한다. 또한 너무 신중한 나머지 결정적인 순간에 판단을 망설여서 성과를 못 내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고객의 말을 더 많이 듣고 더 배려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신중한 성향이 통하는 고객에게는 훨씬 쉽게 세일즈가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단점은 놔두고 강점을 부각시키는 세일즈를 해야 한다. - 236~237p

나도 저자와 비슷하다. 내 성격으로도 홈쇼핑 영업을 잘 수행했다고 자부한다. 내가 근무했던 회사의 영업부에도 정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고, 실적도 제각각이다. 실적이 성격, 성향에 비례하지 않는다. 실적은 늘 파도친다. 좋을 때도, 저조할 때도 있다. 활발하고,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사람이 영업에 유리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나 역시 영업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