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엔꽃을 2013. 9. 11. 14:51

'졸업하기 전에 연극학과 수업을 꼭 한 번 듣고 싶다'

몇 달 전부터 자주 들었던 생각이다. 


수강신청 날. 

연극학과 수업 대부분 타학과 여석이 없었다. 

전문계열은 그런가보다 했다. 

난 아쉬우면서도 안도의 숨을 쉬었다. 

하고 싶었지만 막상 용기가 안 나던 차에 잘 됐다 싶었다. 


그런데 며칠 후 여석이 통합됐고 여석이 확 늘어났다. 

신청에 성공했다. 

좋으면서도 불안했다. 

내가 신청한 과목은 화술(2)-보이스 랩이다. 


그 사이 이미 첫 강의는 날짜가 지났다. 

마음 한 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어차피 첫 째부터 못간 거 지금이라도 그냥 취소해'

'안성캠퍼스 출신이 왜 썡뚱맞게 서울캠퍼스 연극 수업을?'

'나이가 몇인데. 지금 거기 가서 뭐하려고'

'괜히 전공자들 방해만 하고 말거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끝이 없었다. 


마음 한 편에서 답했다.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망신당한다는 각오로 해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