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배우를 위한 형이상학
3장. 상상력
3-1. 나무의 상상력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무수한 잔가지를 향하는 보리수나무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존재양식을 발견한다. 상상력은 바로 인간과 자연, 우주공간 사이의 교감에서 길러지는 무정형의 영혼이다.
3-2. 상상력은 다른 달을 창조할 수 있다.
가스통 바슐라르 : 왜 배우가 되려고 하는가? 결핍되어 있고, 결핍에 따른 심리적 억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치료사들이 환자들의 존재의 무거움을 직접 풀어내거나 그 사람의 불행을 파헤쳐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그것을 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행복이다. 불행을 건드리지 말고 원하는 것을 하게 해야 한다. 그것을 하게 하는 것이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달을 해로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나 상상력은 '다른 달'을 창조할 수 있다.'
예술은 결핍을 상상력으로 채워나가는 행위이다. 그럼으로써 행복해진다. 이것이 역동적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공기에 있다. 그것의 유형은 숨쉬기이고, 무형은 동양의 기와 통한다. 상상력의 절정은 열반이다.
3-3. 상상력과 배우
왜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상상력인가? 연극은 상상력의 과잉이 빚어내는 삶의 의식이고 행위다. 배우를 꿈꾸는 이유를 종합해 보면, 이성과 현실이 지배하는 제도적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실적 삶의 껍질을 깨고 분출하고픈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일상적이고 제도적인 시간에서 해방되고 싶은 충동질잉 곧 상상력의 분출이다. 이성적이고 일상적인 자아에서 영감과 직관의 힘으로 이상적인 세계로 나아가려는 초자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상상력은 공기처럼 무정형이다. 상상력에 체험, 기억, 관념, 현실 등이 뒤섞이면서 구체화 된다. 이것이 예술이고 연극이다.
배우는 오이디푸스처럼 결핍에서 승화의 단계로 나아가려는 초자아적 존재이다. 결코 범속한 인간이 아니며, 자발적 아웃사이더이며, 자유로운 삶을 위한 희생자들이다. 제도적 삶의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억눌린 상상의 세계를 펼쳐 보이므로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결핍을 채워준다.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거나 비극적 카타르시스를 통해 승화된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고 존재 이유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타인과 세계에 대한 관심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상상력의 발현은 어떤 구체적 대상이 있어야 한다. 상상력은 타자의 세계를 자신의 세계로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 상상력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슬픈 나의 내면을 떠올리는 것이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연극을 한다. 왜 예술을 하는가? 결핍됐기 때문이다. 결핍된 내면을 미적 완결체로 채워나가는 것이 상상력의 힘이다. 상상력은 논리와 현실성을 초월하는 직관의 힘을 빌린다. 배우는 삶의 연민을 타자와 공유하는 이타적 존재이다. 배우의 상상력은 충동, 광기, 자극의 에너지에서 출발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오성적 성찰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배우의 상상력은 개인적 내면이라기보다 집단무의식의 전형이며, 타자와 세계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껴안음으로 나아가는 존재이다. 이것이 배우의 길이다.
'삶의기술- > 중앙대 연극학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론] <영혼과 물질> 1부 5장. 리얼real (0) | 2013.12.05 |
---|---|
[이론] <영혼과 물질> 1부 4장. 놀이 (0) | 2013.12.04 |
[이론] <영혼과 물질> 1부 2장. 연기의 원리 (0) | 2013.12.03 |
[이론] <영혼과 물질> 1부 1장. 배우의 존재 (0) | 2013.12.03 |
[13주차] 짐승의 상태를 만드는 신체훈련 (0) | 2013.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