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장애인 체육회 사무실에 장애인을 비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가 된 현수막의 내용이다.
친절은 장님도 볼 수 있고 벙어리도 들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트위터에는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그런데 한 트위터리안은 다른 입장을 밝혔다. 그 트위터리안의 입장이다.
벙어리나 장님이 바하어인가? 인권이라는 단어가 부각되면서 온갖 단어들이 '비하어'라는 꼬리표를 달고 새로운 말로 대체되기 시작한것 같은데.. 분명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표현도 비하어라고 할지도 모른다.
나는 이 내용을 보고 뭔가 불편한 감정이 들었지만, 구체적인 언어로 정리되지 않았다. 그래서 장애인 활동보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애인 야학에서 선생님으로 봉사활동을 하고있는 친구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 친구의 의견이다.
장님, 벙어리, 병신, 저능아, 꼽추, 절름발이 같은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드는가?
이 경우에 철학자 라캉 흉이 국어국문학과 학생들과 인권활동가들에게 가르쳐준 적절한 말이 있다. "언어는 인간의 사고를 지배한다"
언어의 역사성을 생각해보면, 언어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의미가 확장되고 변화되는데, 장님이나 벙어리 등등의 말들은 사람들이 언어를 만들 적에 부정적인 의미를 넣어 만들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그러한 언어를 사용할 적에 좋은 의도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장님, 벙어리는 그런 식으로 의미가 굳어져 내려온 것이다.
언령이라는 게 있다. 옛사람들은 사람의 말에 혼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 하나에 강력한 염원을 담아서 말하면 그 말이 실현이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말로써 저주를 건 민담도 있다.
언어는 사람의 생각을 지배하기 때문에 언어가 가진 힘은 무섭다. 우리는 언어의 무서움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사람을 비하하는 말, 옳지 못한말을 쓰면 우리의 사고도 부정적이 된다.
또 다른 측면에서도 볼 수 있다. 장애는 단순히 신체적 부자유만을 일컬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장님이나 곰배팔이, 꼽추 같은 말들은 모두 장애인의 외형을 묘사하는 말로써 단순히 외형이 기형이기 때문에 '틀림'의 범주에 속하고 '정상인'과는 구분된다. 그리고 질 떨어지고 모자란 존재로 격하된다.
이렇게 그런 말들을 계속 쓰고 가르칠 경우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까? 힘든 사람을 배려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비웃고, 피하고, 차별하게 될 것이다. 이기주의는 그렇게 시작될 수 있다.
혹시 이 친구가 누구인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프로필을 남긴다. (사실 봐달라는 뜻이다)
2011년7월 현재
명주형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4학년 재학 중
장애인 활동보조인 근무
전 한울림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활동가(자원봉사 부문)
전 한울림 장애인 야간학교 국어교사
2011년7월 현재
명주형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4학년 재학 중
장애인 활동보조인 근무
전 한울림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활동가(자원봉사 부문)
전 한울림 장애인 야간학교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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