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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책-

『만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1』 40살에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글: 베르나르 베르베르
만화: 김수박




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느낌은 이랬다. 

'와, 상상력이 특출난 글쟁이인줄로만 알았는데 아니구나!' 
'와, 대단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구나!'
'오, 이 사람 사상도 마음에 들어!'
그리고, 
'암튼 개미는 무척이나 사랑하는군 ㅋㅋ'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처음부터 이어진다고 하길래, 
유명한 『개미』나 『신』 등의 시리즈를 읽기 전에, 그보다 앞선 작품을 먼저 보려고 했다. 
여행의 책』, 그 다음이 이 책이었다. 

만화라서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단순한 만화가 아니었다. 
읽는 내내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했다. 
마치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을 때처럼, 작가의 존재감이 마구 표출됐다. 

바로 통찰력으로. 

이 책을 보고 느끼는 것도 없이 시간낭비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굉장히 만족스럽게 읽었다. 
만약 불과 1, 2년 전에만 읽었어도 나 역시 실망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 그림을 보기만 하고, 글을 읽기만 했을테니까. 
그런데 작가의 사상과 감정을 공유하고 음미하면서 읽었더니 숨어있던 보물이 튀어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이런 감정을 느낀 전제는 내가 이 작가의 사상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일지도)

200가지가 넘는 소재에 대한 작가의 생각, 지식 등을 단편적으로 풀어놓은 책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그것을 관통하는 줄기가 무엇인지 다른 독자들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또 그것이 이 시대에 더욱 필요하고도 옳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것으로도 조심스레 확신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한 가지 이야기에 대해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위로와 동시에 응원이 되주었던 부분이다. 
제목은 이렇다. 

당신은 누구인가?

머리, 몸통을 자르고 마지막 부분만 옮겨보겠다. 

시간이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고 상상해 보세요. 
'응애' 하고 당신이 태어납니다. 
쩝쩝거리면서 당신은 수천 끼의 갖가지 음식을 먹어 치웁니다. 
수천 톤의 식물과 동물이 이내 똥으로 변합니다. 
'억' 하고 당신이 죽습니다. 
당신의 삶이 그런 것이라면 그 삶은 얼마나 덧없는 것입니까. 
물론 당신은 그런 삶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행동하세요! 
무엇인가를 행하세요! 
하찮은 것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죽음이 찾아오기 전에 당신의 생명을 의미 있는 뭔가로 만드세요. 
당신은 쓸모없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를 발견하세요. 
당신의 작은 임무는 무엇입니까? 
당신은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따뜻했다. 
무척이나 심란하던 때, 이 짧은 만화 몇 컷에 이렇게 큰 위로가 되다니. 
보통 자기계발서 같은 책에서 주로 봐왔던, 

가장 소중한 존재는 바로 당신입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라, 
힘들어도 괜찮다 딛고 일어서라, 

등의 메세지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나는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았다. 
조금더 음미하고 싶었다. 
만약 신이 있어서, 
내게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가는 80살의 인생멋진 삶을 살아가는 40살의 인생을 고르라고 한다면, 
후자를 택하고 싶었다. 
내가 말한 멋진 삶이란 놀거 다 놀고, 평생 즐기고, 쾌락을 충족시키는 삶이 아니다. 
보편적으로 존중 받아 마땅한 가치를 추구하면서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온몸을 던지며 살아가는 
위대한 사람들의 삶이다. 
내가 만약 그렇게 살 수 있다면 40살에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느껴졌다. 
평소 겁도 많고 죽음도 두려워하는 나의 머릿속에서 이런 당돌한 생각이 떠오른게 신기했다. 
정말.... 멋지게 살고 싶다!
빨리 이 불씨가 꺼지지 않게 조심스레 호~호~ 불어야겠다!